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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단단하고 야무진 MP3, YP-Z5F


오늘 정말 재미있는 일을 접했다. 평소처럼 YP-Z5F 를 손에 쥐고 버스에 올랐는데 어떤 나이 지긋이 드신 양복신사 할아버지 옆에 앉게 되었다. 음악을 크게 틀고 있지 않았던 터라 다행이지 하마터면 버르장머리 없는 젊은이가 될뻔 했다. 그게 무엇이냐고 하시며 휴대폰이냐고 물어보신다. 이어폰을 벗고 휴대폰이 아니고 mp3 라고 설명드렸더니 잘 못알아 들으시는 눈치다. 다시 음악을 듣는 기계라고 말씀드리니 그제서야 "아~ 워크맨 같은거" 라고 하시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이해하셨다. 워크맨은 사실 소니사의 모델명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세계의 공통 명사가 되다니 정말 놀라운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예로 스카치 테잎이나 포스트잇도 그런건데, 과연 10년, 20년이 흘러 삼성의 옙도 이렇게 공통 명사가 될 수 있을까?



양복신사 할아버지께서는 눈썰미가 좋으셨다. 화면을 보시더니 이게 영화도 나오는 거냐고 하신다. 속으로는 정말 이걸로 영화보면 딱이었을 텐데 하면서도 아쉽게도 영화는 안되지만 사진은 볼 수 있다고 설명드렸다. 실제로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음악도 틀어 드렸더니 바로 얼마냐고 물어보시며 이런건 외국꺼라 비싸겠다고 물어보신다. 액정은 실제 스펙으로 보아도 1.82 인치로 넓은 편인데 한눈에 알아본 양복신사 할아버지의 눈썰미가 놀라웠고 영화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39시간이라는 경이로운 재생 시간은 영화를 보기에도 넉넉하고 음악을 듣기에도 넉넉했는데 말이다.



외국꺼냐고 하신 질문에 자랑스럽게 뒷면에 인쇄된 삼성 글자를 손으로 가르켜 보여드리며 이거 우리나라 꺼라고 당당하게 말씀드렸다. 외국꺼였으면 요즘 젊은이들이 외국꺼만 쓴다고 꾸중 들을 것 같았기 때문에 더욱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 할아버지 께서는 YP-Z5F 에 관심을 보이시면서 모델명과 가격까지 상세히 적어가셨다. 내가 영업사원이었다면 한대 판 셈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가벼운 걸음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YP-Z5F 의 특징적인 인터페이스라면 상하좌우 방향 버튼이 터치버튼이라는 점. 터치 버튼을 적용한 몇가지 제품을 사용하고 있기에 주관적인 입장에서 터치감을 비교해 보자면 YP-Z5F 의 경우에는 좀더 정확하게 눌러주어야 작동한다는 느낌이다. 아마 객관적으로 압력 측정 도구를 이용해 측정해 보아도 약간은 더 나올 것 같다. 타사 제품이 스치듯이 건드려고 작동된다는 느낌인데 반해 YP-Z5F 는 정확하게 눌러주어야 한다는 느낌. 이로서 어느 정도 오작동은 막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조작의 정확성은 있지만 부드러운 터치로 작동된다기 보다는 조금은 뻣뻣한 동작이 필요하다. 터치 버튼 영역이 중앙부에 넓다란 패드로 자리잡고 있어 마치 노트북의 터치패드처럼 작동할 줄 알았지만 그냥 상하좌우 부분에서만 작동한다. 터치 버튼 테두리 부분에는 일반적인 버튼이 띠를 두르듯이 위치하고 있다.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고 메뉴얼을 작성함에 있어 중2~3 학생의 수준에 맞추면 가장 넓은 층을 흡수 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오늘 일을 통해 디자인 관점에서는 과연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제품과 가장 거리가 먼 이들이 구매하고 싶게끔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디자인이 아닐까.
오늘 양복신사 할아버지가 남기고간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그거 참 예쁘네요."




본체 윗면에는 HOLD 버튼과 목걸이 고리, 그리고 이어폰 단자가 자리잡고 있다. HOLD 글자는 양각인쇄 되어있어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오돌토돌한게 느껴져 보지 않고서도 손쉽게 제어할 수 있고 잘 미끌어 지지도 않는다.



11.4mm 의 슬림함. 주머니에 넣었을 때도 그다지 크게 부피를 차지 하지 않아 부담되지 않는다.



어..! 무언가 수상하다. 얼핏 보고서 휴대폰 처럼 표준 24핀 잭을 이용해서 충전도 되고 데이터 전송도 될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이러면 불편한데..

충전을 하려고 해도, 전송을 하려고 해도 전용 케이블이 필요하다. 이러면 상당히 불편한걸 알면서도 이렇게 내놓다니 용납이 되질 않는다. 혹시 앞으로 정통부에서 시행될 19핀 표준화 변경 때문에미리 이렇게 내놓은 걸까. 이것 때문에 지금 네티즌들이 난리지만 그렇다면 앞을 내다보고 만들었단 소린데. 차라리 그렇다고 하면 아쉬움을 달래겠지만 핀수를 세어보면 18핀인걸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전용 충전 케이블과 전용 USB 케이블, 이렇게 두개의 거추장스런 케이블을 넣어주느니 차라리 24핀 변환젠더 하나 넣어줬더라면 훨씬 편했을 텐데 말이다. 이럴땐 정말 기획자라도 만나서 이야기 해주고 싶다. '만들지 못하는 거니 생각을 못하는 거니..'
모르겠으면 물어보자. 소비자에게 물어보고 네이버에 물어보고 잘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자.

나름대로 반론을 하자면 이유는 슬림에 있다. 그 슬림이 뭔지, 기획자든 마케터든 개발자든 다들 갔다 붙이는게 슬림이다. 명확하게도 슬림은 트렌드다. 제품이 성공하려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슬림하려다 보니 부피를 크게 차지하는 24핀을 넣을 수가 없었고 지금의 단자를 넣게 된 것. 그럼 이제 소비자에게 물어보자. '슬림한게 좋니 편리한게 좋니'

이쯤해서 양쪽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마무리를 지을 한마디를 하고 마치자. '슬림하면서 편하면 안되겠니?'
(여기서 앞에 일구야 한마디만 붙이면 개그가된다.) 기획자여 다음번엔 사용자들을 생각하여 24핀 변환 젠더라도 꼭 하나 챙겨주자.


- 박스 디자인 및 액세서리 구성

박스 커버 디자인은 기존의 제품군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박스도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여 은근히 박스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박스를 열면 조용하게 For you 란 글자가 나타난다.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고 내가 사고도 마치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가끔은 나에게도 선물을 사주자. 그것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다.



For you 라고 쓰여진 덮개를 열면 YP-Z5F 가 반겨주고 있다. 인터페이스적인 관점에서 직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는 한 예가 바로 여기 숨어 있었다. 생각하기도 전에 엄지와 집게를 뻗어 투명 비닐 손잡이를 잡고 당겼더니 제품이 쏙하고 빠져나왔다. 예전 같았으면 제품 위아래 혹은 양 옆에 손가락을 겨우 넣을 수 있을 만큼 홈을 파두었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게다가 케이스를 열자마자 투명비닐 손잡이가 나좀 잡아 빼달라는 듯이 흔들거리고 있으니 생각하기도 전에 먼저 손이 가게 되었다.




내부는 무언가 새로운 시도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액세서리 들을 아이콘으로 표현하고 있어 산뜻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케이블과 이어폰 그리고 어답터 아이콘이 보인다.



표준 24핀이 아니라서 아쉬움이 많았던 충전, 데이터 케이블들. 이어폰은 EP-370 흰색 모델이 들어있다.


- 화면 구성
 
맨 좌측 화면 일반적인 대기상태의 화면이다. 현재 시간과 배터리 잔량을 볼수 있고 재생중인 음악의 파일명이 나온다.
중간 화면은 메뉴를 보여주고 있다. 이상하게도 한가지 답답한 점이있다. 일반적으로 아래 방향으로 계속 내리다보면 더이상 내려갈 메뉴가 없을 때 다시 첫 메뉴로 돌아와 계속적으로 메뉴를 고를 수 있게 끔 되어있게 마련인데 YP-Z5F 의 경우에는 멈추고 더이상 움직일 수가 없다. 첫 메뉴로 가려면 내려온 메뉴 만큼 올라가야 한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금방 개선할 수 있을 듯. 맨 우측 화면은 재미있는 화면이다. 음악 리스트를 고를때 앨범 이미지가 뜬다는 점. 컴퓨터에서 옮긴 음악이라도 폴더 단위로 앨범 자켓을 만들 수 있다. 자켓 사진을 만든다음 곡이 담긴 폴더에 albumart.jpg 파일로 이름을 바꾸어 넣으면 같은 폴더의 곡들은 해당 자켓 사진이 뜬다. 아직 한곡 단위로는 자켓 사진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펌웨어 업데이트로 지원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앨범 자켓 이미지를 지정하는 방법]
1. 폴더 생성
2. 폴더에 음악 파일들을 전송
3. 앨범 자켓 파일을 폴더에 전송(파일명: albumart.jpg)


 
음악을 재생중인 화면. 역시 앨범 자켓이 볼 수 있다. 터치버튼 부분의 가운데 버튼을 앨범 자켓을 3단계로 확대해 볼 수 있다.


YP-Z5F 의 특이한 점은 메뉴를 선택하거나 이전 메뉴로 빠져나올때 마치 플래시 같은 줌인, 줌아웃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로 설명 하기 보다는 직접 봐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메뉴전환 방식이어서인지 신기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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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스펙
용량 : Z(1GB), Q (2GB), A(4GB)
전압 : 3.7V
사이즈 : 1GB, 2GB : 42.2x89.8x11.4 mm (56g) / 4GB : 42.2x89.8x12.3 mm (58g)
케이스 : 알루미늄
FM 주파수 : 87.5~108.0 MHz
배터리타입 : Li-Polymer 충전기
재생시간 음악 39시간 재생 (MP3 128 kbps, 음량 20, 일반 음향모드 기준)
지원파일 :
MPEG 1/2/2.5 Layer 3 (8Kbps ~ 320Kbps,8 ~ 48KHz)
OGG (Q0 ~ Q10,8 ~ 48KHz)
WMA (8Kbps ~ 384Kbps,8 ~ 48KHz)*이미지 파일
JPEG(ISO/IEC 10918-1/Annex F-Sequential DCT-based mode of operation)
액정 : 1.8‘ TFT LCD
컬러 : 실버/블랙/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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